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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어요.
'고교학점제'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대학생처럼 수업을 선택해서 듣는 구조예요.
듣고 싶은 과목을 직접 골라 시간표를 짜고, 교실을 이동하면서 수업을 들어야 하죠.
3년 동안 192학점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어요.
이렇게만 보면 뭔가 좋아 보이죠?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요.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어요.
진로 정하라는데, 아직 난 몰라요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꿈을 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시작돼요.
어떤 학생은 입학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모든 선생님이 진로를 물어봤다고 해요.
아직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과목 선택까지 하라는 건 너무 가혹해요.
한 번 정한 과목은 바꾸기도 어렵고, 그 선택이 대학 진학에 직접 연결되기도 하니까요.
수강신청 전쟁, 우리도 해야 하나요?
고교학점제는 수강신청 방식이에요.
인기 과목은 정말 빨리 마감되고, 남는 과목은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 해요.
비인기 과목은 폐강되기도 하죠.
어쩌다 보니 진로와 전혀 관련 없는 수업만 듣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게다가 일부 수업은 다른 학교까지 가서 들어야 하는 상황도 생겨요.
친구도, 선생님도 낯설어요
수업마다 교실을 옮기다 보니,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정말 적어요.
어떤 학생은 일주일에 같은 반 친구랑 함께 있는 시간이 4시간밖에 안 된대요.
친구를 사귈 시간도 부족하고, 선생님도 학생들의 이름이나 성향을 파악하기 어려워요.
학생이 튀는 행동을 해야 생활기록부에 써준다는 말도 나올 정도예요.
과목은 많은데, 교사는 부족해요
선택 과목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달라요.
가르칠 교사가 부족해서 전문성이 없는 수업이 많아져요.
원래 담당하지 않던 과목을 억지로 가르치는 경우도 많고요.
1년 동안 배워야 할 걸 한 학기 만에 끝내기도 해요.
그래서 질문도 못 하고, 수업은 속성처럼 흘러가요.
시간이 너무 없어요
진로를 탐색하라고 만든 제도지만, 정작 진로를 고민할 시간은 없어요.
수행평가, 봉사활동, 동아리, 이동수업까지 하루가 너무 바빠요.
학생들은 “하루 5시간 자는 것도 사치”라고 말할 정도예요.
너무 힘든 나머지 자퇴를 고민하거나 검정고시로 방향을 트는 친구도 있어요.
고등학교는 아직 과도기예요
요즘 대학은 무전공 입학이 많아지고 있어요.
입학 후에 전공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죠.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진로를 정하라고 해요.
이건 모순이 아닐까요?
어른들도 진로를 자주 바꾸는데, 고등학생은 왜 안 될까요?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요?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좋아요. 선택권을 주겠다는 거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준비가 부족해요.
선택만 강요하고, 환경과 기회는 따라주지 않아요.
그래서 학생들만 힘들어지고 있는 거예요.
지금 필요한 건 ‘선택’보다 ‘기회’
선택권은 중요해요. 하지만 그 선택이 의미 있으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교사의 전문성, 다양한 과목, 진로 탐색을 위한 시간.
이런 것들이 먼저 갖춰져야 진짜 ‘선택’이 가능해져요.
아이들은 아직 성장 중이에요.
꿈을 찾을 시간과 기회를 줄 수 있는 교육, 그게 진짜 교육 아닐까요?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아이들이 덜 아프게 자기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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